보톡스 균주 전쟁: 보툴리눔 톡신은 Clostridium botulinum 균주에서 추출된 신경독성 단백질입니다. 보톡스라는 제품명으로 잘 알려진 회사인 앨러간(Allergan) 외에도, 메디톡스(메디톡신), 대웅제약(나보타), 휴젤(보툴렉스) 등 국내 제약회사 제품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. 지난 2월 10일,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낸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. 재판부는 대웅제약의 균주가 메디톡스 균주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,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모두 폐기하라고 명령하였습니다(📰관련 기사).
보툴리눔 톡신을 상업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고 알려진 균주는 많지 않습니다. 메디톡스가 보유한 균주는 Hall A Hyper 균주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, 대웅제약 균주의 출처는 논란이 있습니다(📰관련기사). 대웅제약은 국내 용인의 한 마구간 토양에서 균주를 발견하였다고 설명하지만,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 연구원을 포섭하여 균주를 도용했다고 의심합니다. 핵심 쟁점인 균주 동일성(동일한 균주에서 유래했는지)에 대해, 메디톡스는 균주의 6개 핵심 SNP가 동일하다는 점 등을 들어 동일하다는 입장이고, 대웅제약은 두 균주의 16s rRNA 서열에 일부 차이가 있고 포자 형성능이 다르다는 점 등을 들어 서로 다른 유래의 균주라는 입장입니다.
이 사건은 균주를 둘러싼 영업비밀과 제조공정 도용 등이 쟁점이지만, 대부분의 국가는 균주에 대한 특허출원을 허용하고 있습니다. 단, 특허출원 전에 미생물 기탁기관에 균주를 기탁한 후 수탁증을 출원서에 첨부하여야 합니다. 기탁기관은 기탁된 균주를 장기간 보존, 관리하는데, 연구 목적이라면 제3자라도 분양받을 수 있습니다(부다페스트 조약 제7조 및 특허법 시행령 제2조).
국내 미생물 기탁기관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산하의 생물자원센터(KCTC) 등 4군데가 있으며, 해외 기탁기관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. 각국 특허법상 미생물 기탁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, 만약 해외출원을 고려한다면 해당 국가에서 규정한 미생물 기탁이 되었는지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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